인천을 기록하는 사진가 김보섭

본인은 동인천 인현동 22번지에서 태어나 자유공원 아래 내동에 오래 살았고, 축현초등학교, 자유공원 아래 중고등학교를 나왔습니다. 초등학교 시절 겨울에는 자유공원 위에서 홍예문을 거쳐 축현학교까지 대나무로 만든 눈썰매를 타며 날이 캄캄해 질 때까지 신나게 놀던 기억이 새롭습니다.
봄, 여름이면 집 앞으로 자유공원까지 사람들이 떼지어 몰려 들곤 했지요. 홍예문을 지날 때 야호! 소리를 외치면 그 소리가 울려 오는 것이 신기해하고, 아카시아를 따 먹으며 그 달콤함을 취하기도 했습니다. 그리고 인천사람이면 앨범 속에 거의 맥아더 동상 앞에서의 기념사진을 간직하고 있을 겁니다.

과거 저의 집은 공원 올라가는 홍예문 예식장 윗집이었습니다.
자유공원은 인천사람이면 모두 좋아하는 공원이었고 타지방 사람들도 인천에 오면 꼭 들르는 관광코스이며 인천사람의 자랑거리이기도 합니다.
저는 이 공원을 오랫동안 기록을 했습니다. 옛날의 나의 기억과 느낌을 찾아서 배회해 왔죠. 똑같은 공간을 안개 낀 날이나, 비가 오는 날이면 특히 눈이 많이 오면 사람들이 눈을 밟기 전에 뛰어 올라갔습니다.
자유공원의 아름다운 모습을 담기 위해서 멀리 보이는 눈 내리는 바다, 눈 덮인 나무들, 석정루의 아름다운 모습, 연오정, 남부교육청에서 바라본 눈 덮인 공원의 모습, 제일교회, 오래된 집, 외교구락부 모든 것이 신비에 쌓인 아름다움입니다.
요즈음의 자유공원은 여러 청장님의 개인적인 취향에 따라 너무 훼손되었습니다. 좁은 공원 숲이 길이 필요 이상으로 많이 나있고 이상한 조명들, 일본지계와 청국지계에서 공원으로 올라가는 계단 옆 알 수 없는 석등, 가짜 일본 동네 정체불명의 동화마을…
옛날로 돌아가고 싶습니다.
인천에서 첫 번째 재생사업으로 자유공원 만국공원을 옛날로 돌려 놓아야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