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집 : 자유공원

이 책은 한국이 중국 출신 화교의 역사와 생활상을 한데 엮은 사진집이다. 짜장면은 한국의 화교를 상징하는 대표적인 음식이지만 그렇다고 모든 화교가 다 외식업에만 종사한 것은 아니다. 중국과의 무역이나 상업에 종사한 상인도 있었고(華商), 노동자도 있었으며(華工), 채소 농사에 종사한 농부(華農)도 있었다. 중국 본토를 떠나 외국에서 생활하고 있는 화상, 화공, 화농을 통들어 ‘화교(華僑)’라 부른다. 특별히 한국에 정착한 중국인들을 ‘한교(韓僑)’라고 부르기도 한다.
국내 사진가에 의한 한국 화교 사진집의 완결편인 이 책은 지난 40년 동안 화교에 대한 관심을 갖고 작업해온 인천의 사진가 김보섭의 집념에 찬 결과물이다. 그는 오랫동안 인천의 화교들과 교류하면서 그들을 사진에 담아왔고, 화교사에 대한 자료를 모아왔다. 인천은 한국 화교들이 본격적으로 정착한 곳이며, 전국으로 퍼져나간 한국 화교들에게는 고향과 같은 곳이다.
김보섭은 성장하면서 중국인들이 살았던 청관(차이나타운)의 시대적 사회적 분위기를 체험할 수 있었고, 그것이 자연스럽게 그의 사진작업으로 연결되었다. 그는 1995년 첫 사진집 『청관』과 이어서 2000년 청관의 화교 『한의사 강영재』를 두 번째 사진집으로 상재하고, 첫 번째 개인전(삼성포토갤러리, 1995)도 ‘인천 청관’으로 할 정도로 화교와 인연이 깊다. 『청관』을 시발점으로 그는 『바다사진관』『수복호 사람들』『신포동 사람들』 『자유공원』 등 인천의 여러 장소와 인천 사람들의 삶을 꾸준히 사진으로 기록해왔다. 이번의 『한국의 화교』 작업을 위해 그는 전국에 흩어져 있는 화교학교와 화교들을 직접 찾아다녔고, 대부분의 한국 화교들의 고향인 중국 산둥성까지 다녀왔다. 한중수교 이후인 1995년 1월에 인천에 사는 화교 유연서(柳延瑞) 할아버지의 고향 방문에 동행했던 것이다. 그는 귀국 후 “그곳은 전형적인 농촌이었는데 나는 그곳에서 카메라를 의식하지 않는 그분들을 찍으면서 푸근함을 느낄 수 있었다”고 회상한 적이 있다. 카메라는 그가 세상으로 나가는 창구였던 것이다. 그는 찍어 놓은 사진을 보면서 사진 속 사람들의 가족사를 줄줄이 꿸 수 있는 사진가다. 이렇듯 『한국의 화교』 사진은 화교들과의 끈끈하고 오랜 유대감(rapport)을 배경으로 나올 수가 있었다.
40여 년 동안 진행해온 김보섭의 화교 사진작업은 우리가 관심을 두지 않거나 피상적으로만 보아왔던 화교 사회의 변천사와 가족사를 보여줌으로써 그들도 우리가 어깨를 마주하고 함께 살아가야 할 우리의 가까운 이웃이라는 사실을 말해준다.

2023. 1월
눈빛출판사